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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거지 하는 남자
작성자: ellimvillage   등록일: 2017-12-07 00:07:48   조회: 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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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거지 하는 남자

주일에 우리는 함께 점심을 나눈다.
그런데...
아무리 장기간 주일 예배에 출석했어도 손 하나 까닥하지 않는 자매들이 더러 있다.
나는 이들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나는 이들에게 좋은 점수를 줄 수가 없다.

반대로 어떤 자매들은 처음 오자마자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자기가 설거지를 담당한다.
에이프런을 허리에 두르고 열심히 설거지를 하는 이들이 있다.
나는 이들에게 먼저 후한 점수를 준다.
누구든지 밥을 먹었으면 설거지를 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런 기본도 안 된 자매들을 바라보는 내 시선이 좋을리 없다.
어떻게 설거지 할 생각을 하지 못하는 걸까?
심지어 함께 청소하는 시간에도 팔짱만 끼거나 커피만 훌쩍훌쩍 마시고 서 있다.
이런 때는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다는 말이 실감난다.

기본 바탕이 잘 된 사람이라면 설거지부터 자원해서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닐까?
어떤 모임에서 내가 처음에 무슨 행동을 하는가가 아주 중요하다.
어떤 사람은 할 일을 찾아 부지런히 움직인다.
그렇게 할 일을 찾다보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나는 남자로써 어떤 모임에 가면 먼저 하는 일이 있다.
방 혹은 식당 안으로 신발을 벗어놓고 들어가기를 기다렸다가 신발을 되돌려 놓는 일이다.
그리하면 나중에 다시 나올 때 신발을 신기가 편해질 것이다.
누군가가 내 신발을 돌려 놓았다면 기분 좋은 일 아니겠는가?

비록 표시도 안나는 작은 행동이지만 이런게 쌓이고쌓이다 보면 하나의 좋은 습관으로 형성된다.
습관이란 어떤 일을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반복적으로 할 때 반사적으로 하는 행위이다.
습관을 제 2의 천성이라고 말할 수 있음은 그게 이미 내 안에서 자기화가 되었기 때문이다.
사람이 사는 동안 자주 하는 일 혹은 반복적으로 하는 일이 무엇인가가 삶의 질을 결정짓는다.

나는 할 수 있으면 한 손에는 빵을 다른 한 손에는 성경(전도지)을 가지고 있다.
내가 만나는 사람들 대부분은 나의 빵이나 전도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헐벗고 굶주린 사람에게는 옷이나 빵을 사 먹을 수 있는 돈이 필요할 것이다.
길가에 굶주린 채 쪼그려 않아 있는 나그네를 보면 그냥 지나치지 않고 식당으로 데리고 간다.

식당에는 그의 허기진 배를 채워주고 따뜻하게 해 줄 맛있는 음식들이 많이 있다.
식사를 마칠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가 헤어질 때는 한끼 밥 값을 손에 쥐어주고 작별한다.
사랑을 베풀려면 좀 더 적극적으로-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한다.
나와 너가 이렇게 만난 것은 하나님이 나에게 너를 섬길 수 있는 기회를 주셨다고 여긴다.

나는 자칭 설거지 하는 남자다.
나는 설거지 하기를 좋아한다.
왜냐하면 이게 나의 오래된 습관이기도 하지만 유독 물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나는 중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자취 생활을 시작했다.
어린 나이에 혼자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군대를 제대하고 학교에 복학할 때까지 그렇게 오랜 세월동안 자취 생활을 했었다.
따라서 내게는 음식을 요리하거나 설거지 하는 일은 누워서 떡먹기보다 더 재미있고 쉽다.
무엇보다 아내는 체질상 물 만지는 걸 싫어하기 때문에 설거지는 내가 독차지하다시피 한다.
나의 작은 수고로움이 아내의 번거로움과 거리낌을 덜어줄 수 있다면 기분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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